[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인천 연수구 무지개마을

  • 입력 2004년 12월 27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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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데 리시브가 왜 이렇게 힘들지….”

“오늘 컨디션이 안좋은가 봐요.”

23일 오후 8시 반 인천 연수구 동춘동 931 무지개마을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탁구장.

밖은 영하의 날씨지만 탁구장 안은 아파트 탁구동우회 회원들의 환호성과 열기로 가득했다.

무지개마을은 삭막했던 아파트 속에서 탁구란 매개체를 통해 이웃간의 정(情)을 쌓아가는 동네로 소문나 있다.

2002년 여름, 탁구를 사랑하는 주민이 하나 둘 모여 만든 무지개마을 탁구동우회는 2년 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30여 명의 회원이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회원 모두 남성이다.

회원들은 동우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ingpong7)를 통해 탁구 뿐 아니라 일상적인 일까지 서로 논의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다.

얼굴만 알고 지내던 이웃끼리 탁구를 칠 줄 아느냐고 말문을 튼 것이 동우회로까지 발전했다.

동우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종원 씨(42)는 “탁구를 하면서 93kg이던 몸무게가 85kg으로 줄어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탁구지도는 학창시절 탁구를 했던 문성곤씨(48)와 양기정씨(49)가 맡고 있다. 실력이 쑥쑥 늘면서 내년에는 생활체육대회 출전을 목표로 강훈련에 돌입한 상태.

탁구 동우회 유만길 회장(51)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겨울방학에 청소년 탁구교실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탁구 뿐 아니라 축구(회원 60여명) 테니스(30여명) 동우회 등도 활발하다. 스포츠를 통한 주민들의 친목 도모 뿐만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도 활발히 활동하며 주민화합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문을 연 아파트 내 독서실. 관리사무소내에 93석 규모로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 임정선 부녀회장(44)은 “입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독서실을 만들었는데 호응이 좋아 앞으로 도서를 구입해 도서관 기능을 갖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각종 관리비를 줄여 발생한 잉여금을 입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짠돌이 아파트 경영’도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4800만 원이 소요되는 아파트 옥상방수 공사를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기술을 터득해 직접 시공했다. 조경수 정지작업 등도 직원들이 손수해내고 있다. 덕분에 3000여만 원의 비용을 절약했다.

절약한 비용으로는 올해 5월 아파트 내 남는 땅에 130여 평의 체육시설을 만들었다. 맨발로 다니는 지압보도, 평행봉, 역기, 철봉 등이 설치돼 주민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 아파트는 1995년 8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현재 1068가구가 살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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