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옹진군 섬 팔아 청사 건립 논란

  • 입력 2004년 12월 14일 21시 54분


코멘트
“새 군청 건물을 짓기 위해 섬까지 팔아야 하나요?”

인천 옹진군이 영흥면 선재리 ‘측도’의 40% 가량을 매각해 새 청사 건립비용을 마련키로 하자 소중한 관광자원까지 매각해 청사를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옹진군은 측도의 밭과 임야 등 8개 필지(3만6800여 평)를 86억7836만원에 일괄 매각키로 하고 지난달 25일 입찰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측도 전체 면적(9만3700여 평)의 40%에 달한다. 입찰은 이달 21일.

옹진군은 용현동 ㈜동양제철화학 터 5300여 평을 매입, 올 10월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새 청사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중구 항동 7가에 있는 현 청사는 1975년 지어졌으며 건물이 낡고 협소하다. 새 청사는 2006년 4월 완공될 예정으로 모두 351억원의 건립비용이 필요하다.

측도에는 현재 11가구가 살고 있으며 군유지(郡有地)를 임대해 포도와 밭농사를 짓고 있다.

주민 권모 씨(67)는 “옹진군이 땅을 매각할 경우 생계를 잃고 섬을 떠나야한다”며 “100여 기에 달하는 묘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주민반발이크다”고 말했다.

옹진군이 측도 매각을 결정한 것은 바닷모래 채취가 금지되면서 해사 채취 업체로부터 매년 받아왔던 130억∼150억원 안팎의 공유수면 점용료가 올해 30∼40억원으로 줄어 청사건립 비용 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

옹진군 관계자는 “정부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자체 예산만으로 청사를 짓는 어려움이 있어 측도를 매각키로 했다”고 말했다.

측도는 선재도와 영흥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해수욕장이 있어 매년 1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