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살인의 악몽’… 화성 여성시신 실종여대생으로 확인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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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에서 실종된 여대생은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경찰서는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야산에서 12일 발견된 시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10월 27일 화성시 봉담읍에서 실종된 여대생 노모 씨(21·K대 2년)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노 씨 실종 초기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노 씨의 옷가지가 발견된 곳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에 있던 노씨의 시신은 결국 실종 46일 만에 주민들에 의해 발견돼 경찰의 초동수사와 수색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전자(DNA) 분석 결과는 15일 나오지만 시신의 치아와 치열을 노 씨의 치과 진료기록과 비교한 결과 노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시신이 너무 훼손돼 있어 타살 등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시신은 신장 171.5cm에 위에는 음식물이 남아 있었고 동물들에 의해 뼈가 일부 손상된 상태였다.

▽실종에서 발견까지=노 씨는 10월 27일 오후 8시 35분경 평소 다니던 태안읍 안녕리 화성복지회관에서 수영을 마치고 나와 “곧 들어간다”고 집에 전화를 한 뒤 행방불명됐다.

다음날 휴대전화와 잠바 티셔츠 속옷 등이 집 주위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노선버스의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노 씨가 집에서 2km가량 떨어진 봉담읍 와우리공단 버스 정류장에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허점=경찰은 노 씨가 실종된 다음날부터 연인원 1만6000여 명을 동원해 노 씨의 유류품이 발견된 수기리∼협성대 지방도 67호선 주위와 버스 하차지점 주변, 인근 야산을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저수지에 수장됐을 가능성도 고려해 보통리 저수지 물을 빼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1.6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노 씨의 시신은 결국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경찰이 노 씨의 시신을 사건 초기에 발견했다면 살해 수법이나 범인의 유류품 등을 조기에 확보해 수사에 진전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사=경찰은 노 씨가 납치 살해된 것으로 보고 화성 일대 지리를 잘 아는 2명 이상의 용의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또 10월 27일 이후 이 일대에서 전출하거나 행적을 감춘 남자들을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추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시신의 상태 등으로 볼 때 10건의 화성연쇄 살인 사건(1986∼1991년)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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