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사과 늦어… 일어서시라”…權의원 7일단식 풀어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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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李총리이해찬 국무총리(왼쪽)가 5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권 의원은 이 총리가 “(경찰 진입 과정에서) 예의를 못 갖춘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 이제 일어서시라”며 고개를 숙이자 일주일간의 단식을 풀었다.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고개숙인 李총리
이해찬 국무총리(왼쪽)가 5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권 의원은 이 총리가 “(경찰 진입 과정에서) 예의를 못 갖춘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 이제 일어서시라”며 고개를 숙이자 일주일간의 단식을 풀었다.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난입한 것에 항의하며 지난달 29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여 온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의원이 5일 오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사과를 받고 7일간의 단식을 풀었다.

권 의원은 자신을 찾아 온 이 총리가 “(사과가) 늦었다. (경찰 진입 과정에서) 예의를 못 갖춘 것에 제가 사과를 드린다. 이제 일어서시라”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를 수용했다. 이 총리는 이어 “여러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 총리가 자리를 뜬 뒤 단식 중단 기자회견을 갖고 “단식농성은 이 정부가 진정한 개혁을 이루라는 강력한 요구의 표현”이라며 “단식농성으로 국민과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심려와 심적 부담을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한편 이 총리의 이날 사과 방문과 권 의원의 단식농성 해제는 양측의 이해가 맞물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일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향후 국가보안법 폐지안 처리 과정 등에서 원내 3당인 민노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민노당으로서도 여권에 대한 비협조가 한나라당을 돕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듯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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