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不正파문]인터넷 제보 고교생들 증언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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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광주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부정시험 모의사실을 폭로했던 고교생들은 26일 본보 기자와 만나 “교육당국이 이상 징후를 방치해 학생들이 경고차원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A고의 B군(19)은 “이번에 구속된 한 학생은 9월 모의고사 때 2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며 “실력보다 너무 높은 점수를 받아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지만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B군은 또 “시험공부 한번 제대로 않던 그는 수능 열흘 전부터 고시원에서 공부한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학교의 C군(19)도 “수능시험에서 J고교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며 부정행위를 자랑하기도 했다”면서 “한 고사장에서는 수험생 4명에게서 휴대전화 진동소리가 났는데도 감독관이 적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도 수능 직전 ‘재수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네티즌)이 ‘몇 년 전부터 몇몇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 커닝을 하고 있으며, 올해도 이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는 글을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광주시 교육당국과 해당학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광주 동부경찰서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구속된 고교생 6명의 기록을 검찰로 송치함에 따라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이중환(李中煥) 형사1부장과 형사부 특수부 소속 검사 9명으로 수사전담반을 구성했다. 광주지검 김상봉(金尙鳳) 차장검사는 “필요할 경우 고사장 감독관과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도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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