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 수사2계에 근무하는 강순덕(姜順德·38·사진) 경위는 지난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인천국제공항의 군 발주 공사와 관련해 전현직 군 장성 및 장교 6명의 수뢰 혐의를 밝혀내는 데 공을 세운 인물.
당시 이 사건을 계기로 군 내부 비리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김동신(金東信) 전 국방부 장관의 수뢰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큰 파문이 일었다. 강 경위는 동종업체간의 갈등에서 불거진 군 장성 비리 첩보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파고들어 개가를 올렸다.
이번 사건 역시 의병전역 후 군 생활을 편하게 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작은 첩보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소문으로 떠돌던 내용이지만 강 경위는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해 또다시 현역 군 장성이 연루된 비리를 들추어냈다.
이로 인해 강 경위는 동료들에게서 ‘별 떼는 여경’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경찰청의 ‘특수임무’를 일선 경찰서까지 계속 이어간 좋은 사례”라는 평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강 경위가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군 장성 수뢰사건 해결 이후 지난해 12월 경찰청 동료들과 농담 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소재로 한 시중의 루머를 얘기한 것이 청와대와 국회 홈페이지에 실려 갑자기 남대문서로 좌천된 것.
1986년 경찰에 투신한 강 경위는 1999년 미국에서 보내온 구호품을 빼돌려 병원에서 사용하려던 한 업체를 적발해 경사에서 경위로 특진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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