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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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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는 4개 학과를 폐지하고 4개 학부를 9개 학과로 개편했으며, 경남 양산의 영산대는 신입생 지원이 저조한 학과의 정원을 줄이기로 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8월 말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한 이후 지방의 4년제 사립대들이 ‘퇴출’을 피하기 위해 교수 증원을 늘리는 한편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학생수를 줄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교수 늘리고 학과 통폐합·특성화=10개의 사립대가 있는 부산 경남지역은 영산대를 제외한 나머지 9개 대학이 교육부가 내놓은 전임교원 확보율(65%)에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부산 동아대(52.6%)를 비롯한 대학들이 교수충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 영동대는 당초 내년에 10여명의 교수를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교육부 발표 이후 모집 인원을 늘리기로 했으며 올해 8명의 교수를 충원한 충북 서원대도 내년에 10여명의 교수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지방 사립대들은 또 경쟁력 없는 학과는 줄이고 비교우위 학과 신설에 힘을 쏟고 있다. 대전 배재대는 야간 모집단위 가운데 영문학부와 행정학과, 의류패션학부를 없애고 IT공학부를 게임공학과 주간으로 전환하는 등 모집정원을 110명으로 줄였다. 대전 목원대도 야간모집정원을 143명 줄였다. 대전대와 대전 한남대도 각각 3개 모집단위를 없앴다.
반면 대전 우송대는 지난해 공대에 철도시설환경공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경영학부에 철도경영 전공을 신설하는 등 경쟁력 있는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2학년까지 국내에서 공부한 뒤 미국의 유명 조리특성화 대학에 편입해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조리유학학과를 만들었다. 이 학과는 수시모집에서 평균 경쟁률(1.51 대 1)을 뛰어넘는 4 대 1을 기록했다.
충남 논산의 건양대는 조만간 학내에 군수학과 대학원을 설치키로 했다. 경영학부 내에 신설해 올해부터 신입생을 받은 군수학 전공이 인기를 끌면서 특성화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기업체 수준의 구조개편=광주 조선대는 유사 중복업무 통폐합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 팀장의 권한과 책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조선대는 교원의 경우 공과대학, 의과대학, 사범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의 부학장, 모든 대학원의 부원장제를 폐지해 국립대 수준의 실(室) 처(處)로 축소하기로 했다.
직원은 기존의 계장과 과장을 팀장으로 일원화하며 팀장은 6급 이상 전체 직원 중에서 일정한 인사평정 과정을 통해 선발하고 지위를 정년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조선대 관계자는 “대학 퇴출이 가시화되면서 대학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행정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선진형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대학 구성원들도 이에 대해 공감을 해 구조개혁에 따른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사립대 관계자들은 “지방 사립대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일방적인 구조개혁은 지방 사립대에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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