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무박등산’ 늘자 관광숙박업 울상

  • 입력 2004년 10월 7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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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無泊) 등산’과 ‘무박 관광’이 새로운 관광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풍관광 철을 맞아 최근 설악산과 강원도내 유명 산을 찾는 관광객은 늘고 있으나 이른 새벽에 등산을 하고 귀가하는 무박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인근 관광지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주말인 3일 설악산을 찾은 등산객은 2만8162명. 그러나 이 중 오전 3∼6시 사이에 입장한 관광객이 절반에 이르고 있다.

남설악 오색매표소의 경우 이날 6566명이 입장했으나 60%인 4000명이, 내설악에 위치한 장수매표소의 경우도 4653명 중 2800명(60%)이 같은 시간대에 입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새벽 등산객이 늘고 있는 것은 도로망이 크게 확충돼 접근이 쉬운 이유도 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숙박비 등 경비를 아끼려는 무박 여행객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업체들 사이에 ‘무박 등산’, ‘무박 관광’을 내건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고 이들 상품을 이용하는 관광객도 점차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등산객 김모씨(46·관악구 봉천동)는 “숙박비 절약을 위해 새벽등산을 했다”며 “무박여행은 경비도 절감되지만 귀가 교통체증도 피하는 이점도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명 산이나 관광지 주민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주민 송광식씨(47·속초시 조양동)는 “관광 스타일이 바뀌면서 관광지 경제가 말 그대로 바닥”이라며 “‘무박 관광’이라는 말이 얄밉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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