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실내경마장 상동신도시로 이전

  • 입력 2004년 10월 6일 21시 08분


경기 부천시 상동신도시에 실내경마장(장외발매소)을 이전해 오는 문제를 놓고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이전을 찬성하는 상인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995년 부천시 원종동에 문을 연 실내경마장을 유동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상동 544의 4 가나베스트 타운 5, 6층(1125평)으로 이전하기 위해 시에 이 건물의 용도변경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건물주도 최근 경기도로부터 교통영향평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부천시가 현재 용도변경허가에 따른 관련법 규정을 검토하고 있어 허가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반대 수위 높이는 주민들=실내경마장 이전 반대에 적극적인 주민들은 상동신도시의 서해, 창보, 현대, 금호, 효성, 삼성아파트 등의 1만5300가구. 이들 아파트는 경마장이 들어서는 곳에서 가깝게는 250m, 멀게는 1km 가량 떨어져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8월 28일 ‘실내경마장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0만명을 목표로 반대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이어 9월 24일 한국마사회를 항의 방문하고 같은달 29일에는 삼성아파트에서 부천지역 시민단체, 종교단체, 부천지역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연합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7일 부천시청 앞에서 경마장 이전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주민들은 “원종동 실내경마장의 토,일 이용객 5000여명 가운데 1000여명이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며 “경마장이 접근성이 좋은 상동으로 이전해오면 교통대란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 이범덕 위원장(44)은 “실내경마장 이전이 추진되는 곳은 상일초등학교, 상일중학교 학생들의 통학로”라며 “게다가 경마장이 들어설 건물에는 이미 입시학원이 들어서 있어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상인들과 마사회 입장=상인들은 ‘비어있는 상가’(공실률)가 50%에 달할 정도로 상동지역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며 실내경마장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미 주차장 확보를 위해 10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타워 2곳을 확보한 만큼 우려하는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동지역 상가연합회 정국섭 회장(46)은 “상인들은 권리금도 날린 채 종업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들이 ‘상가가 살아야 상동 신도시가 산다’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사회 장외관리팀 김홍기 과장은 “실내경마장 전체 수입 중 72%는 고객에게 다시 돌아가고 16%는 경기도, 부천시의 세수입이 된다”며 “경마 때문에 주민들의 호주머니가 털린다는 주민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마사회는 최근 울산시와 경남 창원시 실내경마장 추진과정에서 법원이 ‘경마로 인한 자금유출은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만큼 실내경마장의 상동신도시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반대가 계속되면 제3의 장소를 물색할 수도 있다는게 마사회의 입장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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