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독자노선 모색”…“제명결정 재심 청구 않겠다”

  • 입력 2004년 9월 30일 18시 42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탁학수)이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의 제명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중 노조는 최근 노조소식지인 ‘민주항해’에 게재된 탁 위원장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금속연맹의 제명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경우 사전 각본에 의해 불법적으로 이뤄진 징계를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현중 노조는 지금까지 수십억원의 연맹비를 냈지만 받은 게 별로 없다”면서 “현중 노조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의 역사를 창조해왔듯이 앞으로도 시대의 올바른 변화를 꿰뚫어 보면서 미래를 합리적으로 개척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조는 △독자노선 △한국노총 가입 △제3의 길 모색에 대해서는 조합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금속산업연맹은 지난달 15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2월 발생한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의 퇴직 근로자 분신사건 수습과정에서 현중 노조가 회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등 반노동자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참석 대의원 87.9%의 찬성으로 제명을 결정했었다.

한편 조합원 1만8000여명인 현중 노조는 90년대 중반까지 매년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해 왔으나 95년부터 ‘온건·실리주의’를 내세워 올해까지 10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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