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찬바람 부는 부천 상동신도시

  • 입력 2004년 9월 22일 21시 18분


한 때 경기 부천시의 ‘노른자위’로 떠올랐던 상동신도시 내 상가지역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업중심지구의 200여개 상가건물 마다 텅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보증금과 월세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임대료를 받지 못하는 점포 주인이나 장사가 안 되는 상인 모두 울상을 짓고 있는 것.

또 상동지구 내 29개 단지 1만5320 가구의 아파트 주민들도 올해부터 시세 반영을 통해 대폭 오르게 된 재산세를 둘러싸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썰렁한 상가지역=소규모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49)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택지지구에서 분양받은 상가 점포 때문에 요즘 한숨만 토해내고 있다.

2002년 말 거액의 웃돈까지 주고 구입한 상동지구 내 D주상복합건물 2층 점포에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아 임대료는 고사하고 2년째 관리비만 내고 있는 것.

박씨는 “관리비가 월 90만원 가량인데다 상가를 사면서 은행에서 빌린 이자도 매달 160만원씩 내고 있다”며 “관리비만 내고 장사를 하라고 해도 상인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점포가 있는 8층짜리 건물에는 100여개의 상가와 오피스텔이 있지만 70% 가량이 비어있는 실정이다.

상동지구 입주 초기에 완공된 7층짜리 S상가 건물도 한 때 90%가량의 입주율을 보였지만 지금은 점포 ‘공실(空室)’이 늘어나면서 보증금과 월세가 떨어졌다.

최근 이 곳에 입주한 자영업자 송모씨(57)는 “1층 점포의 보증금과 월세가 3000만원∼300만원에서 1000만원∼30만원으로 낮아졌다”며 “상동지역에 상가 건물이 너무 많이 들어선데다 경기도 좋지 않아 상가 마다 빈 점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또 내년에 상가 건물의 재산세를 대폭 인상한다는 정부 방침에 술렁거리고 있다.

상동신도시 상가총연합회 김청광 수석부회장은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도 거품이 많았고, 수용인구에 비해 너무 많은 상가를 지어 찬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산세 인상 논란=입주 초기 프리미엄(웃돈)이 평당 100만∼2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던 상동지역 아파트의 주민들은 최근 부과된 재산세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8000여명의 주민들은 “올해 아파트 재산세가 시세에 비해 너무 올라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집단 서명을 거쳐 이의신청을 부천시에 냈다.

상동지구보다 땅 값이 비싼 서울 노원구의 재산세 인상률이 평균 20%인데 반해 상동지구는 40%에 달해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부천시 김남철 재산세팀장은 “올해부터 시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신도심 60평형 아파트 재산세가 6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며 “주민들의 이의신청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곧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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