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사절 "추석선물이 무서워요"

  • 입력 2004년 9월 22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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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관가에도 사정바람이 불면서 배달된 추석선물을 돌려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2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선물 배송이 본격화된 지난주부터 최근까지 집 또는 사무실로 배달된 선물을 받지 않는 경우가 100개 중 2개 정도(2%)로 집계되고 있다.

작년 추석의 경우 수취거부 물량이 1%가 채 안됐던 점에 비하면 올해의 거부 물량은 많은 편. 특히 서울 강남, 경기 분당과 관가에서는 절반 가까운 물량이 수취 거부되고 있다.

대한통운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0만개 처리되는 택배 물량 가운데 4만여개가 되돌아오고 있다. 서울 강남일대와 분당에서는 100개 중 4개에 달한다.

현대택배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매일 50~60건이 배송하는데 그중 20~30건이 수취 거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겉으로 보기에도 '선물세트임이 분명한 것'은 100% 거부되고 있다는 것. 국회의사당에서도 매일 40건 중 15~20건이 되돌아온다.

현대는 "일반 가정에도 강북은 100건 중 1~2건, 강남은 100건 중 3~4건이 선물을 받지 않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택배업체들은 "관료나 대기업 임직원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가족은 물론 아파트 관리인에게도 선물로 보이는 택배상자는 아예 받지 말라고 미리 단속해둔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수취거부 물량이 늘어나자 택배업체들은 주요 배송센터에 냉동차를 배치해 반송된 육류 등이 상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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