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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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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여자 한영외국어고는 11월 11일 실시되는 일반전형 시험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사고력 논리력 등을 평가하는 구술 면접 문항을 공동 출제해 활용하기로 최근 합의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별 교사 1, 2명씩으로 구성된 출제진이 필요한 문항의 1.5∼2배수를 출제하고 각 학교에서는 문제은행식으로 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학교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동 출제 예시문과 함께 △수학 과학 문제 출제는 완전히 배제하고 △우리말로 질문과 답변을 하는 등의 출제 원칙을 공개했다. 문항 수와 문항별 배점은 학교마다 달라질 수 있다.
출제 예시문에는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내레이션, 실업 문제를 다룬 신문 만평, 보물찾기 암호문 해독, 영어 지문을 제시한 뒤 전후 상황을 추론하는 문제 등이 제시됐다.
구술 면접에서 수학 과학 과목이 배제되고 언어 논리력 위주로 평가하기로 함에 따라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고 조태식(趙泰植) 교감은 “외국어고의 설립 목적에 맞게 학생을 선발하고 사교육비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공동 출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교감은 “평소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학생이라면 무난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낼 방침”이라며 “지원 희망자는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외국어고들이 학생 선발 때 수학 과학 과목의 지필고사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금지해 왔으나 일부 학교가 구술 면접에서 영어로 수학 문제를 내거나 수학 과학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등 학력(學力) 측정에 초점을 맞춰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외국어고의 경우 ‘교과 성적+출석+봉사활동+영어듣기+구술면접’으로 이뤄지는 일반 전형에서 구술면접의 비중은 8∼12%이지만 영어듣기(16∼33%)와 함께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J학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고 준비생에게는 수학 과학 과목 공부가 상당히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과목이 제외되면 입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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