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미도 해군 기념탑 건립 갈등

  • 입력 2004년 8월 4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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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문화유적 시굴 지역 주변 부지에 해군의 기념탑 설치 공사를 허가해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 부지는 2002년에도 해군이 기념탑을 세우고 함정, 전차, 항공기, 함포 등을 전시하려고 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곳이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구 북성동1가 97의7 옛 해군 제2함대사령부 부지 3300m²에 기념탑과 광장 등을 설치하는 ‘월미해군 기념지역 조성공사’를 월미공원 조성계획안에 포함시켜 승인했다.

기념탑은 2001년 월미도에서 경기 평택시로 이전한 해군 2함대사령부가 월미도에 주둔했었음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해군은 10억원을 들여 올해 4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12월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이 부지는 조선시대 월미도 행궁(行宮·왕이 상주하는 궁궐을 떠나 멀리 여행할 때 임시로 머무르는 거처) 터에서 50m 떨어진 지역으로 9월부터 문화유적 시굴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문화유적 발굴이 예상되는 부지 인근에 군의 기념탑과 광장 조성 공사를 인천시가 허가해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공사현장이 시굴지역에서 벗어났더라도 유물과 유구 등이 발굴될 경우 문제가 된다”며 “시민이 이용할 공원에 군이 기념탑을 세우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김학렬 공원팀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를 내줬고 공사 현장이 행궁 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해군 관계자도 “연평해전과 서해교전 같은 교전 기념탑을 건립한다고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나 사실과 다르다”며 “해군 2함대사령부가 머물렀던 것을 기리는 성격의 조형물”이라고 밝혔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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