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정부기관에 화풀이성 협박전화 잇달아

  • 입력 2004년 7월 13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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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정부기관 등에 ‘화풀이성’ 협박전화를 잇달아 걸고 있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오전 6시반경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술 취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 “지하 2층에 폭발물을 설치해 테러를 가하겠다”고 협박해 경찰이 긴급 출동했다.

경찰은 폭발물 탐지견과 탐지반, 기동타격대 등 50여명을 동원해 지하주차장을 수색했으나 별 이상이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 폭락이나 카드빚으로 손해를 본 사람들이 앙심을 품고 분풀이성 전화를 계속 걸어오고 있다”며 “이번 전화협박도 그런 종류의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2일 오후에는 술에 취한 함모씨(42·노동)가 국회 민원실로 “살찐 국회의원 3명을 골라 살해하겠다”는 협박전화를 걸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함씨는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들어가 자살을 결심했으나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같은 서민들은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국회의원들은 일은 하지 않고 먹기만 해 살이 찌는 것 아니냐”며 범행 동기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화풀이성 협박전화가 늘어나고 있다”며 “술에 취해 일시적 충동으로 협박전화를 걸었다가는 발신자 추적으로 반드시 적발된다”고 경고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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