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것도 서러운데…건강도 ‘학력差’

  • 입력 2004년 6월 4일 18시 58분


학력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가설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또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건강한, 이른바 건강의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현상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강영호(康榮昊) 교수는 1990∼2001년 통계청의 인구센서스 자료와 사회통계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수준과 사망률, 유병률, 건강인식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2년간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자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와 비교했을 때 사망률이 최고 5배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불신과 몸에 병이 있는 상태를 뜻하는 유병률 역시 저학력자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해외 의학저널에 게재됐다.

▽교육수준이 사망률 좌우한다=강 교수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를 A군, 중고교 졸업자를 B군, 대졸 이상을 C군으로 나눴다.

C군의 사망률을 1로 쳤을 때 A군 남성의 사망률은 90년 4.48에서 2000년 5.31로 높아졌다. B군 남성의 경우도 같은 기간 1.96에서 2.29로 증가했다.

남성보다 정도가 덜하지만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A군 여성은 90년 2.77에서 2000년 2.87로, B군 여성은 1.34에서 1.61로 증가했다.

강 교수는 “저학력자일수록 일찍 사망하는 추세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불평등 갈수록 심화=자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강불신도’가 C군을 1로 쳤을 때 A군 남성은 89년 1.51, 92년 1.73, 99년 2.09로 나타났다. B군 역시 89년 1.46에서 92년 1.56, 99년 1.79로 꾸준히 증가했다. 갈수록 C군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

유병률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89년 A군 남성의 유병률은 1.27이었다. 그러나 95년에는 1.39로 높아졌으며 99년에는 1.61로 더욱 높아졌다.

강 교수는 이런 결과에 대해 흡연 폭음 등 습관, 각종 스트레스, 경제적 이유로 인한 건강투자 미비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강 교수는 또 경기침체가 이런 경향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수준은 궁극적으로 직업과 소득수준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건강 투자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늘어나 건강의 불평등 현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교수는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연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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