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경북 상주중 교정에서는 특별한 조회가 열렸다. 이날 700여명의 전교생 앞에 선 사람은 한국전력 출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이용오(李庸五·61) 사장.
이씨는 이날 시골 중학생이 국제수학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본보 기사를 보고 2000만원짜리 장학증서를 이 학교 1학년 우성민(禹成玟·13)군에게 전하기 위해 상주를 찾았다.
우군은 3월 태국 방콕에서 세계수학교육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대회에 출전, 초등 6학년 과정에서 1등을 차지했다.
“상주는 낯선 곳이지만 하루 묵으면서 생각하니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도시에 비해 아무래도 학교 사정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울 테고 따로 영재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는 게 쉽겠습니까. 어릴 적 생각도 났고요.”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이씨는 “가난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얼마 안 되는 장학금이지만 성민이에게 조금이라도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신문을 본 뒤 직원 1900여명이 고철을 모아 판매한 1000만원과 회사기금 1000만원으로 장학금을 마련했다. 그는 매월 20만원씩 우군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다 우군이 대학에 입학하면 나머지를 지급하도록 했다.
우군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해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우군은 지난해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전국수학경시대에서도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상주중 김광일(金光一) 교장은 이씨에게 지역 특산품인 곶감을 선물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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