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용남씨 음독 중태

  • 입력 2004년 5월 2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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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통해 주한미군 문제를 고발해 오던 '반미 사진운동가' 이용남(50·현장사진연구소장·사진)씨가 24일 오후 경기도 양주군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 앞에서 음독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이씨를 처음 발견한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대표는 “오후 1시경 이씨가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저 세상에서 보자’고 말했다”며 “이상하게 생각해 여기저기 추적해보니 이씨가 추모비 앞에 쓰러져 있었다” 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이씨 옆에는 유서 한 장이 놓여 있었고 이씨는 제초제 한 병과 소주 두 병을 거의 다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농약을 마신 뒤 쓴 것으로 보이는 이 유서에서 그는 한 미군 사격장을 가리키며 “이 사격장은 유신헌법이 온 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때 주한미군에 공여됐지만, 이는 정부가 농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라며“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농민들을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참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현재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이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노동자였던 이씨는 70년대 광산노동자, 80년대 민주화물결 속의 거리, 90년대 이 후에는 미군에 의한 피해를 주로 사진에 담았다.

그는 또 최근에 '어머니의 손수건'이라는 사진에세이집을 내기도 했으며, 오는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효순이 미선이 사건' 등을 주제로 한 초청사진전을 열 계획이었다.

김현 동아닷컴기자 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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