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를 처음 발견한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대표는 “오후 1시경 이씨가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저 세상에서 보자’고 말했다”며 “이상하게 생각해 여기저기 추적해보니 이씨가 추모비 앞에 쓰러져 있었다” 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이씨 옆에는 유서 한 장이 놓여 있었고 이씨는 제초제 한 병과 소주 두 병을 거의 다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농약을 마신 뒤 쓴 것으로 보이는 이 유서에서 그는 한 미군 사격장을 가리키며 “이 사격장은 유신헌법이 온 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때 주한미군에 공여됐지만, 이는 정부가 농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라며“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농민들을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참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현재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이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노동자였던 이씨는 70년대 광산노동자, 80년대 민주화물결 속의 거리, 90년대 이 후에는 미군에 의한 피해를 주로 사진에 담았다.
그는 또 최근에 '어머니의 손수건'이라는 사진에세이집을 내기도 했으며, 오는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효순이 미선이 사건' 등을 주제로 한 초청사진전을 열 계획이었다.
김현 동아닷컴기자 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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