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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8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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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등 현역 의원과 당선자 및 중앙위원 등 130여명이 광주를 방문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 이인영(李仁榮) 당선자 등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들은 전날 광주로 내려와 전야제를 참관했다.
신 의장은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정신을 받드는 민주개혁세력이 처음으로 의회 과반수를 차지한 만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천 대표도 “우리가 광주 영령의 뜻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지만, 잘못하면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왔다”며 이른바 ‘책임 개혁론’을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김덕룡(金德龍) 김문수(金文洙) 맹형규(孟亨奎) 당선자 등 20여명의 당선자와 함께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한나라당 대표가 5·18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1년 이회창(李會昌) 총재 이후 처음이다.
신 의장과 가볍게 악수를 나눈 박 대표는 기념식 후 분향하며 “한국의 민주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5·18정신이 한반도 전체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관현 열사와 당시 임신 8개월 상태로 숨진 최미혜씨의 묘소 앞에서 애도를 표했다.
일부 전남대 학생들이 이날 오전부터 묘역 앞에서 박 대표의 참배를 반대한다는 유인물을 나눠주며 경찰과 마찰을 빚었으나 박 대표 일행과는 충돌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는 “평화와 평등한 나라를 이루는 게 광주정신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고,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광주정신은 이제 세계의 정신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직무 복귀 후 첫 외부행사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노 대통령은 기념식 후 제2묘역을 둘러봤으며, 5·18 및 민주화운동 희생자 380명의 영정이 안치된 유영보관소를 참배한 뒤 서울로 향했다.
노 대통령 승용차가 빠져나갈 때 광주 노사모 회원들은 도로 오른쪽에 일렬로 서서 환호했다. 반면 도로 반대쪽에서는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이라크 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 대통령은 수행한 안주섭(安周燮) 국가보훈처장에게 “국립5·18묘지가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의 교육체험장이 될 수 있도록 묘지를 잘 가꾸고 민주 인권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기념식 도중 5·18광주민주항쟁동지회 회원인 박몽구 시인은 ‘광주는 다시 꽃이 되어’라는 헌시에서 “…누구는 목마르고 가난한 사람들을 볼모로 더럽혀진 금배지를 흥정하느라 밤을 낮같이 밝히며 보냈다지만/광주는 결코 돈으로 정조를 팔지 않는다…”고 정치권을 꼬집기도 했다.
광주=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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