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미술행사 풍성…하늘빛 동심, 화폭에 뭉게 뭉게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38분


제2회 가나가와 세계 어린이 비엔날레 대상작 ‘피리부는 크리슈나신’. 애가르왈 시드한트 산지브작(6세 남·인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제2회 가나가와 세계 어린이 비엔날레 대상작 ‘피리부는 크리슈나신’. 애가르왈 시드한트 산지브작(6세 남·인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미술관, 화랑가가 봄나들이 가족관객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나들이 하면 우선 ‘교외’를 떠올리지만, 도심에서도 신록을 즐기며 아이들과 함께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세계 어린이 비엔날레=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은 도심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숲이 우거진 전시장이다. 6월29일까지 이 곳에서 열리는 ‘세계 어린이 비엔날레’는 지난해 일본 요코하마 가나가와현(神奈川縣)에서 개최됐던 ‘제12회 가나가와 세계 어린이 비엔날레’ 수상작 전시회. 세계 유일의 어린이 비엔날레인 가나가와 비엔날레는 1981년부터 격년으로 열린다.

‘세계는 하나’를 주제로 한 이번 서울 전시에는 지난해 전 세계 어린이들이 출품한 3800여점 중 수상작으로 뽑힌 20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4∼12세 어린이들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색채 선택과 조형감각에 놀란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세상을 보는 밝고 순수한 동심의 공통성을 느끼게 된다. 한국 어린이로는 유일한 수상자인 윤민성군(7세)의 입선작 ‘2002 한일월드컵’도 전시되고 있다.

전시기간 동안 미술관에서는 내년 4월 열리는 제13회 가나가와 세계어린이 비엔날레 참가서류를 나눠준다. 입장료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 02-737-7650

▽‘청개구리들의 소풍’ 전=5∼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청개구리들의 소풍’ 전은 보는 차원을 넘어 참여하고 체험하는 ‘놀이’ 개념을 강조했다. 여기에 장애어린이들이 제작, 전시, 놀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모처럼 장애, 비장애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실은 ‘볼거리’ ‘놀거리’ ‘할거리’로 나뉜다. 입구에서 만나는 ‘볼거리’ 전시장은 어린이들의 관찰력과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공간. 어린이들이 보고 그린 들꽃을 선보이는 ‘들길 따라서’,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표현한 ‘당나귀똥 미술관’ 등이 있다. ‘놀거리’ 전시장은 작가와 어린이들이 함께 제작한 작품을 갖고 놀면서 감상하고 표현하는 곳. ‘또르르르 토란잎’ ‘솜사탕 놀이’ ‘산들바람 놀이’ 등을 통해 미술관을 체험공간으로 바꿨다. ‘할거리’ 전시장에서는 관람객 모두가 ‘새집 만들기’ ‘돌멩이사과’ 등의 주제로 할거리를 정한 후 작품을 제작한다.

입장료 어른 9000원, 어린이 6000원, 02-2647-5292, 1588-7890

▽‘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 전=서울 대학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에서 4∼16일 열린다. 이 미술관 어린이교육 프로그램 ‘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 수강생 300여명의 정기 발표전. 1부 ‘구름 위에 사는 사람’, 2부 ‘불개미 지구를 삼키다’를 주제로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상상의 공간과 전쟁으로 얼룩진 지구촌의 모습을 그려본다. 1부 전시에서는 구름과 숲을 소재로 한 움직이는 나무, 숲 속의 물방울 식탁, 나뭇잎으로 지은 집 등 기발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2부 전시에서는 9·11테러, 이라크전쟁 등으로 인한 문화유산 파괴를 어린이들의 눈으로 고발한다. 무료. 02-760-4566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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