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직원, 연구비 등 14억원 횡령

  • 입력 2004년 4월 26일 14시 45분


충남지방경찰청은 26일 주식투자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연구비 등 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무과 전 직원 정모씨(38)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1999년 9월 22일부터 지난해 8월 14일까지 한국과학재단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연구비 등 14억3000만원을 64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다. 정씨는 지난해 8월 말 감사원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주식투자로 잃은 3억여원을 갚고 다시 이를 보전하기 위해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이 돈을 모두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카이스트 주거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 계좌로 연구비 등을 지급받은 뒤 이를 카이스트 구좌로 옮기는 과정에서 돈을 빼돌렸다.

이처럼 4년여 동안 십수억원의 돈이 빠져나갔지만 카이스트나 과학기술부 등의 감사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아 '맹인 감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카이스트의 경우 거의 매일 연구비 등의 자금이 들어오는 것에 착안해 연구의뢰 기관으로부터 자금이 아직 입금되지 않은 것처럼 서류를 꾸며 놓은 뒤 다른 곳에서 들어온 자금으로 횡령한 연구비를 채워 넣는 수법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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