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일한 박사 이름 딴 도로 부천시에 조성한다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53분


기업인의 이름을 별칭으로 붙이는 도로가 처음으로 생긴다.

유한양행은 22일 경인 부천시가 경인국도의 부천 구간 6km를 ‘유일한 로(路)’로 부르기로 하고 23일 유한대 도서관에서 선포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부천시는 고 유일한 선생이 1936년 심곡동 일대에 근대적 제약공장을 지어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1999년 ‘시를 빛낸 공덕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국도 명칭을 지자체가 바꿀 수 없어 별칭을 붙이기로 했다”며 “시가 발간하는 관광안내도 등에 이를 표기해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도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또 사회는 훌륭한 기업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한 ‘이달의 기업인 상’의 첫 수상자로 고 유일한 선생을 선정했다.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난 유일한 선생은 미국 유학 후 귀국해 당시 일본의 압제 하에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동포를 보고 “건강한 국민만이 잃은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며 1926년 민족기업 유한양행을 창립했다.

독립운동에도 깊숙이 간여한 선생은 광복 후에는 교육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1971년 76세로 타계하면서 재산 전부를 공익법인에 기증했다.

선생은 정성껏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 봉사하고,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고, 좋은 인재를 육성하며,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이념을 정해 이를 실천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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