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살 만큼 잘못 아닌데…”울먹인 강금원씨

  • 입력 2004년 4월 7일 0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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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안대희·安大熙)는 6일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40억원, 몰수 채권 3억원 및 추징금 14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안희정(安熙正·구속)씨와 최도술(崔導術·구속)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아 숨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2억9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병운·金秉云)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강씨와 선씨의 사안이 중대한 데다 수사 도중 허위진술을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해 엄중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중형 구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강씨는 이날 “할 말이 있다”며 발언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뒤 대통령 주변인으로서 느끼는 심경을 울먹이면서 약 5분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강씨는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난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알게 됐다”며 “지금까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이 없고 정치권에 돈을 준 적도 없는데 대통령 주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받는 것 같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강씨는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징역형을 살 만큼 잘못한 것은 아니다”며 “죄가 있으면 주고 (죄가) 없다면 보내 달라”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20일 오전 10시.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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