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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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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학은 올해 1062명 모집에 314명만이 등록해 등록률이 채 30%가 안 된다. 신입생보다 교수가 더 많은 학과가 10개나 되며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과까지 있다. 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방대학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지방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대학끼리 서로 연합 또는 통합하거나 비인기학과를 퇴출시키고 심지어 교명까지 바꾸는 등 ‘구조조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줄어드는 신입생=1994년 개교한 부산예술대는 최근 전체 교수 32명 가운데 16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유는 신입생이 정원 790명의 절반 수준인 403명에 그쳤기 때문.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반발했지만 명예퇴직 또는 휴직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정시모집 이후 추가모집까지 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학이 상당수다. 학생수 감소는 재정난으로 이어져 학교 운영이 타격을 받게 되고 나아가 존립 자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지방대 진학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다 고교생 수까지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문을 닫는 지방대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뭉쳐야 산다=충주대와 청주과학대는 내년 통합대학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통합대학은 ‘질적 팽창’을 목표로 교명까지 하나로 통일한 뒤 각 대학별로 특화된 부분을 중점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전남대 목포대 여수대 순천대 목포해양대 등 광주 전남지역 5개 국립대도 지난해 7월 통합을 전제로 한 연합대학 체제 구축에 합의했다.
통합대학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연합대학은 각 대학의 유사 및 중복 학과의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입학 정원을 해마다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1대학 다(多) 캠퍼스’ 체제로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 등 대전 충남지역 3개 국립대와 강원대 강릉대 춘천교대 등 강원지역 3개 국립대도 연합대학 체제 구축을 논의 중이다.
▽몸집 줄이고 교외 캠퍼스 확대=광주 동강대는 공업계 1개과를 내년부터 폐지할 계획이며 순천시 청암대도 경영회계과를 폐지하고 광고홍보과는 포장과와 통합하기로 했다.
충북대와 청주대, 주성대 등은 해외로 눈을 돌려 총학장들이 중국과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또 주성대는 교도소와 교회를 비롯해 12곳에 위탁교육 캠퍼스를 설치했으며 올해부터 ‘새서울 주성대학’으로 교명도 바꿨다. 동부산대도 교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주성대 김일중(金一中) 학장은 “각 대학들이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개설하지 않고 특성화된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면 신입생 모집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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