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V 과외’ 졸속 되어서야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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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시작되는 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가 방송 개시 8일을 남겨놓고 있으나 준비 부족으로 졸속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당국은 EBS 수능강의에 나온 내용이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는 등 수험생의 기대를 잔뜩 부풀려 놓았지만 방송이 임박하자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교육당국은 여러 미비점이 드러나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는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해 또 한번 무책임한 자세를 드러냈다. 지금으로선 강의 내용, 교재, 수신 설비 등 모든 면에서 초기의 혼선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방송과 동시에 진행되는 인터넷 강의의 경우 3개월간의 시험 운영 기간을 두겠다는 교육당국의 입장은 수험생들의 다급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11월에 치러질 올해 수능시험까지는 7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3개월을 시험 운영한다면 언제 시험 준비를 하라는 말인가.

‘TV과외’는 이번 사교육비 대책에서 핵심 중의 핵심이다. 기대가 큰 만큼 잘못됐을 경우 위험 부담도 크다.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증폭될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른 대안이 별로 없다.

TV강의는 직접 얼굴을 맞대는 강의에 비해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등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닌다. 강의가 아주 뛰어나지 않으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오히려 ‘TV과외’를 요약 정리해 주는 다른 과외가 생겨나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늘릴 수가 있다. 지금이라도 예상되는 미비점을 보완하고 방송 개시 이후에는 단기간에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그야말로 비상한 각오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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