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기침체 실감 나네요”

  • 입력 2004년 3월 10일 00시 29분


코멘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대구지역에서 택시 운행이 처음으로 줄어들고 고철 절도 등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택시 운행 감축=대구시는 승객 감소를 이유로 다음달부터 시내 택시 운행을 줄이기로 했다. 승객이 줄어 택시 부제를 조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 100개 법인택시 회사들은 현재 8부제(8일 운행하고 하루 쉬는 근무방식)를 6부제로 변경할 계획이다. 또 개인택시는 현행 4부제에서 3부제로 바뀔 예정이다.

현재 대구시내에서 운행 중인 법인 택시는 8000대이고, 개인택시는 1만300대이다. 대구와 인구가 비슷한 인천의 경우 택시가 1만3000대 정도로 대구보다 5000여대가 적다.

이 같은 부제 조정으로 대구에서 운행을 않는 택시는 현재 하루 1300여대에서 2500대 가량으로 늘어난다.

택시 운행 감축은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택시가 포화상태인데다 경기가 좋지 않아 현 상태로 운행하는 것은 택시운전사들의 근로조건만 악화시킨다”며 “앞으로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 택시영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회사들은 택시 운행을 줄이는 만큼 하루 사납금을 3000원 정도 올릴 방침이다. 사납금은 2교대가 하루 8만원 안팎이고, 교대하지 않는 경우는 10만원 선이다.

택시운전사들은 감축 운행에 별다른 기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승객이 없어 아우성인데 감축 운행을 한다고 해서 수입이 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10년 째 택시를 모는 황모씨(48·대구 달서구 상인동)는 “손님 한명을 보면 택시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게 현실”이라며 “사납금을 맞추지 못하는 운전사들이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위험수위 고철 도둑=경북경찰청은 9일 농촌의 논밭에 세워둔 경운기와 이양기 등 농기구 4500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주모씨(42·경북 안동시)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영천경찰서는 이날 영천시 화산면 포도밭에서 철제 포도나무 받침대 500개와 영천 야사동 건설현장에서 맨홀뚜껑 15개 등 1000만원 상당의 쇠붙이를 훔친 혐의로 권모씨(20) 등과 2000만원 상당의 철제빔 53개를 훔친 남모씨(46·울산시) 등 모두 8명을 검거해 조사중이다.

경주경찰서도 철제 건축자재를 훔친 혐의로 고물수집상 김모씨(50·부산) 등 5명을 붙잡아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에서는 하수도 철제뚜껑이 잇따라 사라져 자치단체들이 야간 순찰을 도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달서구 성서공단 주변에는 최근 며칠 사이 45kg짜리 맨홀뚜껑 200여개(시가 700만원)가 무더기로 사라졌다.

다른 곳에서도 맨홀뚜껑 절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어 자치단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밤에도 직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지만 절도범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철제뚜껑 대신 콘크리트 뚜껑으로 바꿔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