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품귀현상…'쇠(鐵) 도둑' 판친다

  • 입력 2004년 2월 27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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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재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전국에서 쇠 도둑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 140원하던 고철값이 최근 220원으로 절반 이상 폭등하자 절도범들은 도로 표지판이나 스테인리스 문, 배수로 덮개 등 돈이 되는 철물을 닥치는데로 훔치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7일 도로교통 표지판 등을 훔친 A씨(45·노동)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5일 낮 2시40분경 전남 순천시 덕월동 C대학 인근 도로에서 산소용접기로 경운기 운전석 등받이를 떼어내고 길가에 세워진 도로표지판의 나사를 풀어 표지판을 해체한 뒤 트럭에 옮겨 실으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요즘 고철을 팔면 돈이 된다고 해서 훔친 철물을 고물상에 넘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5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광주역 화물차량 진출입로에 설치된 200만원 상당의 스테인리스 문을 절단기를 이용, 훔치려던 B씨(64)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고물상 등에서 스테인리스가 철제에 비해 몇배 비싸게 팔리는 점을 알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광양경찰서도 지난달 17일 광양시 중동 가야산 시민체육공원에 설치된 배수로 철제 덮개 120개(시가 600만원 상당)를 트럭에 싣고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C씨(38)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현금을 주고도 철강을 공급받기 어려울 정도로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고철값이 폭등하자 이를 틈 탄 생계형 절도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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