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사할린 동포 5명 동서대 입학

  • 입력 2004년 2월 2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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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고국의 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러시아 사할린에 끌려갔던 한인 동포의 후손들이 각계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게 된다.

23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동서대(총장 박동순·朴東順) 입학식에는 이순희(23·여), 강리나(23·여), 박알렉세이(24), 정마리나(21·여), 우미하일씨(20) 등 5명의 사할린 동포 3세들이 참석한다.

사할린 동포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한인 동포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동서대가 마련한 ‘한민족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입학하게 된 것.

학교 측은 이들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를 제공하며, 미국 및 일본 동포들의 후원금으로 생활보조비도 지급한다.

사할린국립종합대 동양학부 한국어과 강사인 이씨(영어전공 3학년 편입)는 “한국의 대학이 무료로 한인들을 공부시켜준다는 사실에 진한 민족애를 느꼈다”며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디지털디자인학부 1학년에 입학하는 정씨는 “부산이 고향인 할아버지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항상 한국을 동경해왔다”며 “열심히 공부해 디자인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사할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동포와 그 후손은 약 4만3000명으로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 때문에 대부분 어렵게 생활하고 있으며 교육의 기회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

박 총장은 “매년 사할린 학생들을 선발해 러시아에서 인정받는 소수민족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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