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엄마, 4세딸 공항에 두고 달아나 뒤늦게 후회―경찰 선처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0분


아이를 버렸다가 이를 후회하고 찾아 나선 어머니에게 검찰과 경찰이 관용을 베풀고 이에 따라 보육원측이 아이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냈다.

지난달 14일 오후 6시경 서울 김포공항 대합실에서 어머니를 잃은 4세짜리 여아가 발견돼 서울 강남의 한 보육원에 넘겨졌다.

이 아이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어머니 김모씨(31)는 아이를 버린 것을 후회하고 지난달 28일 이 보육원을 찾았다.

그러나 보육원에서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김씨가 아이를 고의로 버린 사실이 밝혀졌고 경찰은 이날 김씨를 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의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인데 이해심 많은 현 남편이 아이를 불러 같이 살자고 해 후회하는 마음에서 보육원을 찾았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송치 받은 서울 남부지검은 “부모가 아이를 키울 능력과 의사가 있는지 다시 확인해보라”며 경찰에 재수사 지휘를 내렸다. 경찰은 김씨 부부를 불러 의사를 물었고 김씨는 “잘 키워보고 싶다”며 아이를 집으로 데려갔다.

아이를 잠시 맡았던 보육원측은 “한 번 아이를 버린 부모에게 다시 아이를 보내기는 어려웠지만 부인이 아동보호센터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아이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관용을 베풀어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나 “아이를 돌려보낸 것과는 별도로 김씨의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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