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 지수가 지난해 11월에 비해 3.7% 줄어 올해 3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1월 도소매판매 감소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1998년 11월(―8.0%) 이후 60개월(5년) 만에 가장 컸다.
소매 가운데는 백화점이 8.8% 감소한 반면 대형할인점은 9.3% 늘어 고가품 소비자 일부가 저렴한 상품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노은정(盧垠靜)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장은 “이달 초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도 6개월 후에 상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 20% 정도 더 많았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소비가 살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는 2일 “국내 경기가 올해 3·4분기(7∼9월)에 저점을 지나 현재 회복 국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11월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향후 경제환경에 대한 불투명성 확대와 대선자금 수사 등이 겹치면서 작년 동기 대비 8.1% 감소해 7월 이후 5개월째 내리막을 면치 못했다.
생산지수는 주로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반도체 생산이 34.5%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해 11월에 비해 4.7% 늘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달 전인 10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또 6개월 정도 뒤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도 전월에 비해 1.0%포인트 올라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민경(金民卿)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12월에는 조류독감 등이 발생해 소비감소 폭이 커지는 등 내수경기가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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