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 지수 60개월만에 최악

  • 입력 2003년 12월 2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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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기 저점 통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도소매판매지수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내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우병과 조류독감 파동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당분간 내수경기가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 지수가 지난해 11월에 비해 3.7% 줄어 올해 3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1월 도소매판매 감소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1998년 11월(―8.0%) 이후 60개월(5년) 만에 가장 컸다.

소매 가운데는 백화점이 8.8% 감소한 반면 대형할인점은 9.3% 늘어 고가품 소비자 일부가 저렴한 상품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노은정(盧垠靜)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장은 “이달 초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도 6개월 후에 상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 20% 정도 더 많았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소비가 살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는 2일 “국내 경기가 올해 3·4분기(7∼9월)에 저점을 지나 현재 회복 국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11월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향후 경제환경에 대한 불투명성 확대와 대선자금 수사 등이 겹치면서 작년 동기 대비 8.1% 감소해 7월 이후 5개월째 내리막을 면치 못했다.

생산지수는 주로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반도체 생산이 34.5%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해 11월에 비해 4.7% 늘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달 전인 10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또 6개월 정도 뒤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도 전월에 비해 1.0%포인트 올라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민경(金民卿)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12월에는 조류독감 등이 발생해 소비감소 폭이 커지는 등 내수경기가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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