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엔 감염안되나" 뒤숭숭…''조류독감' 음성 현지 표정

입력 2003-12-16 19:00수정 2009-09-2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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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으로 닭이 떼죽음을 당한 음성군 삼성면 양계장에 음성군청직원들이 방역작업을 하러 들어가고 있다. -권주훈기자
“애지중지 키워온 닭과 오리들이 난생 처음 들어보는 병에 걸려 모두 도살돼야 한다니…. 축사를 세우고 사료를 구입하느라 진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 종계 사육농사에서 발생한 의사조류독감(가금인플루엔자)이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혈청형 H5N1)로 확진되고 16일 인근 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이 일대 닭과 오리 사육농가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조류독감 첫 발생 농가에서 2.5km 떨어진 천평리에서 오리 320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50)는 이날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팀원들과 오리 상태를 살펴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오리들이 겉보기에는 멀쩡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부인 이모씨(47)는 “8년 전부터 오리 사육을 시작했지만 병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다”면서 “평소보다 오리가 낳는 알이 줄어 이상하게 여겼지만 조류독감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오리 70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65)는 “평소 하루 200∼300마리씩 출하했는데 발병 이후 주문이 끊겼다”고 말했다.

인근 상곡리에서 산란계 3만여마리를 사육하는 이모씨(51)도 비슷한 상황. 지금까지 12억원을 들여 자동화시설까지 갖추고 하루 2만5000여개의 달걀을 생산해왔지만 조류독감으로 직원들이 그만두고 통행까지 제한돼 분뇨처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씨는 “발병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현실에 맞는 보상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사육된 오리와 닭을 받아 장사하는 식당들도 덩달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점심시간이지만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간혹 오는 손님들도 오리와 닭 요리를 주문하지 않고 있다.

삼성면 선정3리 이장 이양석씨(41)는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 210여명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모두들 ‘혹시나’ 하며 걱정하고 있다”며 “마을 분위기가 이렇게 뒤숭숭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된 닭과 오리를 16일 오전 도살할 계획이었지만 감염을 우려한 군이나 공무원이 인력 차출을 꺼려 이날 오후 6시 이후에야 도살을 시작할 수 있었다.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된 8개 초소 가운데 일부 초소에는 약품 공급이 안돼 소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등 방역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음성=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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