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전재규씨 국립묘지 안장 검토…盧대통령 지시로 재논의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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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4일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조난사고로 숨진 전재규(全在奎·27·사진)대원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해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남극에 근무하는 전 대원이 국립묘지에 안장하도록 하는 게 과학도들의 소망”이라고 제안하자 “실무적으로 그렇게 판단한 것인 데 다시 논의해 보겠다”며 배석한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재검토를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에서) 적극적인 전투에 참가한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한 모양인데 거기까지 가서 어려운 일을 감당한 것만으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며 “나도 어제 보도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바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은 15일 관계부처와 회의를 열어 전 대원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현재의 규정으로는 공무원이 순직하더라도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고, 국방부가 전 대원의 국립묘지 안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도 그에 따른 것이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특별히 지시를 했고, 원내 1당인 한나라당도 제안한 것인 만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故전재규씨 16일 영결식▼

한국해양연구원 전재규 대원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거행된다.

한국해양연구원은 14일 “전 대원의 영결식을 16일 오전 9시 경기 안산시 한국해양연구원에서 해양원구원장(葬)으로 거행하기로 유족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 대원의 시신은 영결식 후 안산지역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되며 유골은 충북 충주시 중원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해양연구원은 당초 15일 전 대원의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었으나 전 대원의 유족과 서울대 동문회 등에서 국립묘지 안장을 요청해 그동안 장례 일정을 잡지 못했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유족들은 여전히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장례식이 미뤄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영결식 후에도 유족들이 국립묘지 안장을 계속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 석사과정 재학 중에 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으로 선발돼 지난달 20일 출국한 전 연구원은 8일 현지에서 조난사고로 숨졌다.

안산=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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