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하철 불연성 내장재 교체공사 논란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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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방화참사와 관련, 불에 탄 전동차를 공급한 업체가 불연성 내장재 교체공사를 낙찰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대구시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전동차 안 내장재를 불연성으로 바꿀 사업자를 21일 조달청을 통해 공개 입찰한 결과,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 가운데 사업비 224억원을 제시한 종합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A사가 낙찰 받았다.

규격과 가격 등 2단계 경쟁 방식으로 치러진 입찰에는 A사를 비롯해 3개 업체가 응찰, A사만 규격 입찰 등을 통과했으며 지하철공사는 28일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 업체는 내년부터 2005년 11월까지 대구시내를 운행하는 지하철 전동차 204대의 바닥과 천장, 의자, 단열재 등을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바꾸는 공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A사는 98년 대구지하철 1호선에 전동차를 공급한 ㈜한진중공업이 H정공, D중공업 등 3개사와 함께 철도제작 부문을 통합해 설립한 업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지하철 참사 직후인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 지하철 안전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대구지하철에 납품했던 한진중공업이 제작한 전동차 내 단열재 등 71%가 불에 쉽게 타는 것으로 밝혀내고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당시 지하철 내장재를 납품한 한진중공업 측에 대해 배상요구를 하거나 부정당 업체로 지정하는 등 행정조치 할 것을 대구시에 통보한 바 있다.

지하철 참사 유족대책위 김모씨는 “부실 전동차를 공급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업체에 또다시 내장재 교체작업을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대구시지하철 공사는 낙찰 기준과 새로 바꿀 내장재의 성능 기준 등을 밝히고 성능시험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하철공사는 내장재 규격 입찰은 관계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회의 심의에 결과 따라 입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H정공 등이 합병돼 새로 설립된 A업체에 지하철참사 당시 불량 내장재가 설치된 전동차 공급의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아 입찰 과정에서 배제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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