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워크숍]“우린 여당인가 노빠당인가”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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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워크숍에서 김원기 공동의장(오른쪽)이 김근태 원내대표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서 우리당 지도부는 전면투쟁에 돌입한 한나라당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서영수기자
25일 서울 서초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워크숍에서 김원기 공동의장(오른쪽)이 김근태 원내대표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서 우리당 지도부는 전면투쟁에 돌입한 한나라당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서영수기자
열린우리당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중앙위원 워크숍을 열고 정국 대처 방안과 내년 총선 전략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에 따른 한나라당의 장외 투쟁을 비난하는 발언도 많았지만 “우리당이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자성론도 만만치 않았다.

대표적 친노(親盧) 인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현재 우리당은 ‘노무현 당’으로 비치고 있다”며 “오죽하면 밖에서 우리당을 ‘노빠당’(노무현 오빠 당)이라고 부르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 행사에 우리당이 얼마만큼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당과 청와대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정책도 당이 정부를 견인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전북 부안에서는 민란이 날 지경인데 실질적 여당이라는 우리당은 질질 끌려 다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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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창당 과정에서 워낙 많은 현안이 쏟아져 일일이 대처하기도 벅찬 것은 서로 아는 것 아니냐”며 현실론을 폈다.

하지만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의원들이 많이 바쁘겠지만 의원총회 등 당 공식 행사 참석률이 너무도 저조하다”며 “특히 요즘 특정 인사가 TV토론에 나가 다른 당 인사들에게 항상 밀리고 있는데, 당에서 사람을 좀 걸러서 내보내 당을 제대로 알리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내년 총선과 관련, 답보 상태인 당 지지율 향상을 위한 의견도 제시됐다.

김한길 전략기획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여론 주도층인 남성, 30∼40대, 수도권, 화이트칼라, 대학재학 이상 고학력층에서는 지지도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성, 주부, 20대, 대구경북, 저학력층 등에서는 아직 낮다”며 “다른 당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도 이들 계층에서의 지지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당에 따르면 리서치앤리서치(R&R)가 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복수응답) 각 당의 인지도는 한나라당(93%) 민주당(91.6%) 우리당(65.6%)으로 조사됐다.

한편 특검 정국과 관련,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현재는 한나라당이 촉발한 대선자금 수사 회피 정국으로 봐야 한다”며 “‘한나라당 대 청와대’ 정국이 형성될 경우 우리당은 자칫 청와대의 종속변수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내 각종 정치개혁 관련 조직을 단일화하고 지구당 창당 대회를 정치개혁 운동의 본거지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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