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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5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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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문제에는 이상이 없다'며 안일하게 대응해온 평가원이 내용 검토를 의뢰한 전문 학회에서도 '③번이 정답'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는데도 복수정답을 인정해 공신력 추락을 자초했기 때문.
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뒤 일부 대학교수와 수험생들이 정답 시비를 제기하자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은 교수 3명에게 검토를 의뢰한 결과 ③번이 맞다고 답변했다"며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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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은 수능 출제위원에 학원강의 경력자가 포함된 데 대한 해명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검토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수험생들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평가원은 뒤 늦게 관련 학회에 재검토를 의뢰했다. 검토위원 7명 가운데 4명은 '③번이 정답', 2명은 '③번이 정답이나 ⑤번도 가능', 나머지 1명은 '⑤번이 정답'이라는 의견이 나오자 평가원은 고심 끝에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했던 것.
그러나 '정답 고수' 방침이 강경하던 평가원이 검토위원의 다수 의견을 무시하고 갑자기 소수 의견을 받아들인 과정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해당 문제의 출제위원은 물론 평가원 내부에서도 '복수정답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평가원이 전체 수험생 답안지를 분석해 본뒤 ③번보다 ⑤번을 선택한 수험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들의 집단 소송 우려해 '여론조사식'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수험생 가운데 70%가, 상위 50% 이상 수험생의 82%가 ⑤번을 선택했다.
평가원은 또 24일 복수정답 인정을 발표하면서 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아 수험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검토위원단과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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