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총무, 李 前총재 집에 간 까닭은?

  • 입력 2003년 10월 24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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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택 앞. 이날 오후 3시25분경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앞)이 30분간 이 전 총재를 면담한 뒤 돌아가고 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23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택 앞. 이날 오후 3시25분경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앞)이 30분간 이 전 총재를 면담한 뒤 돌아가고 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가 22일 오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을 방문해 SK비자금 사건과 관련된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홍 총무의 이번 방문은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비자금이 당으로 유입된 사실이 확인된 날 이뤄졌고 이 전 총재의 귀국 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의 첫 방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홍 총무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며 “최 의원을 직접 만나지 못한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이 혹시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을까봐 알려 드리러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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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총무는 “그 돈이 당으로 유입됐다는 것은 증거가 없어 얘기하지 못했고 다만 증거가 있는 정확한 것들만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홍 총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선 홍 총무가 옥인동 자택에 머문 시간이 30여분 정도였던 점에 비춰 볼 때 양측이 사전에 알고 있던 내용을 서로 확인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과 이 전 총재측이 사태 파악을 끝낸 뒤 대응책을 모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전 총재는 홍 총무를 만난 자리에서 고교 동기생인 최 의원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전 총재는 “오랫동안 가까이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 자금을 유용했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언급한 뒤 “돈과 관련해서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전혀 모르는 일이 터져 놀랐다”고 말했다고 홍 총무는 전했다.

홍 총무는 “이 전 총재가 이미 신문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고를 드렸을 때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요즘 옥인동 분위기는 특별히 내방객도 많지 않고 의외로 차분하다”며 “이 전 총재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대선 당시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신경식(辛卿植) 의원도 23일 옥인동 자택을 방문해 이 전 총재와 면담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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