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봉화 관광버스 추락사고 안타까운 사연 많아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8시 58분


코멘트
21일 경북 봉화 청량산으로 단풍구경 길에 나섰다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여성 산악회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이날 사고로 숨진 채 발견돼 가장 먼저 신원이 밝혀진 유영임씨(60·여·대구 달서구 두류동)는 둘째 아들의 혼사를 2개월도 채 안 남기고 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씨의 이웃들은 “고인이 평소 ‘큰애보다 둘째를 먼저 장가보내게 됐다’”며 “며느리를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갑자기 변을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두류 1동 서대구 시장 등에서 오랫동안 생업에 종사해 동네 토박이나 다름없다는 평을 들어온 이정숙씨(55·여)의 사망소식도 이웃들의 슬픔을 자아내고 있다.

주민들은 “평소 손님은 물론 동네사람들에게도 다정다감하게 정을 베풀어 온 이씨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소박하고 선량하게 살아온 분들이 너무 어이없이 세상을 떠난 것 같아 안쓰럽다”며 이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씨는 30년 가까이 두류동에서 살면서 가게 등을 운영하는 등 성실하게 살아오면 남편과 자녀들을 보살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절친한 친구인 박태금씨(50·여)는 “이씨가 10여 년 전부터 3평 남짓한 의류 가게를 꾸려왔다”면서 “‘청량산으로 단풍구경 간다’며 가게 문을 닫고 산행에 나서는 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부인 박태수씨(64·여)의 사망을 병원에서 확인한 박씨의 남편(68)도 “단풍구경으로 집을 나서기 전 집사람이 평소 보살펴온 손자 걱정을 하는 말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