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도 운문산 '희귀식물 보물창고'

  • 입력 2003년 10월 15일 2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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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식년제’가 효과를 발휘했다. 91년 이후 자연휴식년제를 계속 적용하고 있는 영남의 명산인 경북 청도 운문산(雲門山·해발 1188m)에서 희귀식물 수십종이 새로 발견됐다.

영남대 박선주(朴宣柱·37·생물학) 교수는 15일 “지난해부터 운문산에 대한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 노랑무늬붓꽃 등 희귀식물 3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랑무늬붓꽃은 강원도 태백산 오대산 등에 자생하는 다년초로 보존우선순위 13위인 귀중한 식물이다. 노랑무늬붓꽃의 남방한계선은 팔공산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운문산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만 자라는 ‘털말발도리’와 강원도 이북에서 많이 보이는 ‘솔나리’도 운문산에서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문산 생태조사는 휴식년제 시행 3년 뒤인 94년 이후 처음 이뤄졌다. 94년 조사에서는 운문산 자생식물이 405종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번에는 250종이 늘어난 650여종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운문산은 수질이 뛰어나 자연생태군락 상태가 매우 좋고 식물 분포도 다양하다”며 “앞으로 일정기간 관리를 더 하면 자연생태의 보물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문산을 비롯해 청도군 운문면과 경남 밀양시 산내면, 울산시 울주군 일대 해발 1000m 이상 7개 산(가지산 천황산 신불산 영취산 고헌산 간헐산)은 산세가 빼어나 ‘영남 알프스 7산’으로 불린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훼손 우려가 있는 공원이나 산 계곡 등에 일정 기간 출입을 통제해 자연 생태를 보호하는 제도. 91년부터 93년까지 전국 14개 국공립 공원 30곳의 등산로 등에 처음 시행됐다. 휴식년제가 도입된 곳은 대부분 땅이 부드러워지고 식물이 살아나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청도=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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