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앞둔 고교레슬링선수 무리한 체중감량훈련으로 사망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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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출전을 앞두고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던 고교 레슬링 선수가 숨졌다.

10일 오후 3시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동중학교 운동장에서 전국체전 레슬링 전북대표 김종두군(17·전북체고 2년)이 체중 감량을 위해 땀복을 입고 40여분간 뛰다가 갑자기 쓰러져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2일 오전 숨졌다.

병원측은 “김군이 병원에 올 당시 의식이 없었으며 심한 탈수현상으로 장기가 많이 훼손되고 뇌사 상태가 진행되는 등 회복할 가망이 없어 12일 오전 8시 가족의 동의를 얻어 산소호흡기를 뗐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김군이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려다 탈수 증세로 쇼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군은 사고 당시 몸무게가 한계체중을 4∼5kg 넘자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섭씨 27도의 더운 날씨에 땀복을 입고 운동장을 뛴 것으로 밝혀졌다.

김군은 중학교 때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KBS 전국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이번 체전의 금메달 기대주였다. 김군은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46kg급 그레코로만형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김군이 숨짐에 따라 부실한 선수 관리 시스템과 체육계 지도자들의 책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99년 3월에는 경기 화성시 B고교 체육관에서 이 학교 유도선수 이모양(당시 18세)이 대회 출전을 앞두고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빼다 열사병으로 숨졌다. 또 96년 3월 서울 태릉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유도 국가대표 선수 정세훈씨(당시 22세·용인대)가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우나에 너무 오래 있다가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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