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개방으로 유학수요 흡수해야

  • 입력 2003년 10월 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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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 내에 들어서는 외국인학교에 내국인 입학을 허용한 것은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 교육부가 마련한 특별법안은 이 뿐 아니라 경제특구 내 외국대학의 설립 기준도 크게 완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특구 내에서는 거의 전면적인 교육개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육시장의 개방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가야 할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교육문제는 근본적으로 교육경쟁력이 외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교육시스템은 아직도 폐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학교에는 내국인이 입학할 수 없으며 외국대학의 국내 진출도 거의 막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 설립에 각종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데다 이익금의 본국 송금이 금지되어 있어 제도상으로는 국내에 들어올 수 있으나 유치 실적은 한 곳도 없다.

국내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외국 유수의 대학들을 국내에 유치해 국내외 대학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러 규제만 완화된다면 국내에 들어오겠다는 외국대학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교육개방에 더욱 적극성과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과도한 유학비용이다. 연간 무역흑자의 절반에 가까운 외화가 유학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열심히 수출해 번 돈을 유학비용으로 단번에 털어 넣고 있는 셈이다. 조기유학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도 크다.

이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게 할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전반적인 교육환경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유학은 물론 교육이민을 떠나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답답한 교육정책이 빚은 폐해다. 교육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 국민에게 최대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교육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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