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여성의 눈으로 문화유산 다시보기

  • 입력 2003년 9월 23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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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문화유산을 여성의 눈으로 본다.’ 여성의 시각으로 문화유산을 이해하기 위한 대중 강좌가 국내 최초로 개설된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이 개설한 ‘여성문화유산 해설사 교육’ 프로그램. 26일부터 12월 초까지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와 시내 문화유적 현장에서 강좌가 이뤄진다.

이 강좌는 남성의 시각으로 문화유산을 설명해 온 기존의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성관의 시대별 특징과 변천사를 배우고 암사동 선사주거지, 경복궁, 운현궁, 종묘 등 서울의 대표적 문화유산을 찾아 그곳에 담겨있는 여성의 흔적과 의미 등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선 부엌과 화덕을 보며 당시 농경생활과 함께 시작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고구려의 바보 온달이 전사했다고 하는 아차산성에선 평강공주와 같은 고대 공주들의 삶에 대해 공부한다. 또한 종묘에서는 왕보다 왕비의 신위가 더 많이 모셔져 있고 운현궁에선 명성황후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에 주목해 종묘와 운현궁을 새롭게 들여다본다. 강좌를 기획한 서울재단과 이화여대 이배용 교수는 “이 강좌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을 새롭고 풍요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강생들은 앞으로 고궁이나 박물관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새로운 관점을 널리 알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6일 시작되는 이 강좌엔 정원의 2배인 100명의 수강생이 몰렸다. 대부분 주부였지만 남성도 5명이 포함돼 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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