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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2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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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서의 내용적 특징은 개별 유물, 유적 중심으로 서술됐던 기존 답사기의 한계를 넘어 해당 지역의 역사지리적 조건을 밝히고 통사적 흐름 위에서 그 지역 문화의 특성을 깊이 있게 드러냈다는 점. 무엇보다도 300여명에 이르는 한 학과 구성원 전체가 참여해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크다.
이런 기획이 탄생한 데는 먼저 김두진, 박종기, 지두환, 정만조, 장석흥, 문창로 교수 등 국사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학과 교수들의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문헌사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발로 현장을 확인하는 ‘역사문화 답사’를 강조해 왔고 답사 때마다 8명의 교수 중 반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이 학과 장석흥 교수(한국근대사 전공)는 “문화권별로 각 지역을 연구하는 것은 한국사 연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지만 연구자 한 사람이 문화권 전체를 아우르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학과 구성원 전체의 역량과 열정이 모였기에 이런 기획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국민대 국사학과의 경우 답사과목은 1학년의 경우 전공필수, 2, 3학년은 전공선택이다. 그러나 수강신청을 선착순 마감해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대학측에서도 각종 영상기기와 컴퓨터 등 기기를 갖춘 실험실습실을 마련해 주었고, ‘답사’ 담당 조교를 별도 채용해 지원하고 있다.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 자체가 강의의 연장이다.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5, 6명이 한 팀을 이뤄 세부 지역별로 답사를 하고 그동안 이 학과에서 축적해 온 답사자료들을 정리한 후 주요 유적 관련 원문들은 박사과정생이 번역했다. 이렇게 다각도로 수집된 내용들을 다시 박사과정 이상의 연구자들이 총정리하고 교수들과 함께 최종점검한 뒤 책으로 출간한 것.
이들은 내년 1월 중에 ‘경주문화권’과 ‘지리산문화권’을 출간하고 연차적으로 호서문화권, 호남문화권, 한강문화권, 영동문화권, 영서문화권, 서울문화권, 탐라문화권, 서해안문화권 등에 관한 답사연구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북간도, 일본 규슈 홋카이도 등 한민족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해외유적지에 대한 연구서도 낼 계획으로 해외답사도 추진하고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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