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선고 받은 일가족 저수지 투신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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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 선고를 받은 30대 가장이 부인과 아들 2명을 승용차에 태우고 저수지로 돌진해 부부는 숨지고 두 아들은 구조됐다.

11일 오후 8시경 경기 군포시 대야미동 반월저수지 관리사무소 옆 도로에서 이모씨(38)가 부인 서모씨(36)와 12세, 10세 난 두 아들을 태운 채 자신의 크레도스 승용차를 몰고 길옆 3m 아래 저수지로 돌진했다.

두 아들은 낚시꾼들에 의해 곧바로 구조돼 무사했으나 이씨 부부는 숨졌다.

목격자 백모씨(42)는 “낚시를 하는 데 갑자기 승용차가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주변의 낚시꾼들과 함께 달려가 승용차의 반쯤 열린 뒷좌석 창문을 통해 어린애 2명을 구했으나 앞좌석문은 잠겨 있어서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두 아들은 경찰에서 “추석 연휴를 맞아 경주와 강원도를 돌며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아빠가 ‘우리같이 죽자’고 말한 뒤 갑자기 저수지로 핸들을 꺾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금융기관 등에 진 빚 1억1700여만원을 갚지 못해 올 2월 법원으로부터 개인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뒤 친척들로부터도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포=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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