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脫한국 열풍’

  • 입력 2003년 9월 8일 0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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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분 ‘이민 열풍’이 박람회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6일과 7일 이틀간에 걸쳐 열린 제6회 해외이주·이민박람회에 올 봄에 열렸던 5회 박람회에 비해 5000여명이 많은 1만5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렸다.

이번 박람회에는 경제 불황과 취업난, 교육이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에 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끈 캐나다 이민상품의 여파까지 겹쳐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국내 이주공사와 외국 대사관 등 9개국 50여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민을 희망하는 연령층이 낮아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예전에는 40대와 50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30대 중반 희망자들이 부쩍 늘었으며 취업이민이나 창업이민을 문의하는 20대 젊은이들도 많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박람회를 찾은 정모씨(26)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캐나다 취업이민을 알아보려고 왔다”며 “내가 조금 고생하면 2세는 좀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한국전람 김문한 차장은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이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문의하는 사람들은 30, 40대가 60%가량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20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업체 관계자들은 이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탈(脫)한국’ 열풍이 아닌 젊은 세대의 자신감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국제이주개발공사 서일석 상무이사는 “젊은 세대들은 89년부터 해외여행 자율화가 이뤄지면서 해외여행을 많이 해 외국 생활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이 자녀의 조기유학보다는 이민 경비가 다소 싸다는 점을 깨닫고 이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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