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학자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임용

  • 입력 2003년 9월 3일 14시 11분


프랑스 파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불문학자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임용돼 화제다.

가을 학기부터 서울대 국문과에서 비교문학, 문체론, 수사학 등을 강의하게 된 박성창 교수(40)는 서울대 불문학과 81학번. 졸업 후 같은 학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파리 3대학에서 수사(修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문과 학과장 최명옥 교수는 '비 전공자'를 임용한 이유에 대해 "국문학 전공자들은 일반 문학 이론에 어두운 단점이 있어 외국에서 현지어로 공부한 사람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97년 귀국 후 모교에서 불문학을 강의하는 한편 계간 '세계의 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저서로는 '수사학' '우리 문학의 새로운 좌표를 찾아서' 등이 있다.

박 교수는 "불문학을 전공한 사람의 시각으로 비교문학의 개념 정립에 기여하고 세계적인 문화적 패러다임 이동에 맞춰 한국문학을 덜 폐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박 교수 임용에는 신규 채용 전임 교수의 3분의 1 이상을 타 학교(본교의 타 학과 포함) 출신으로 선발하도록 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규정이 영향을 주었다. 또 연구 집단 내에 다양한 시각과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해야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다는 학계의 반성을 담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서울대 법대도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충실한 법학 연구가 어렵다고 보고 지난달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출신인 구대환 박사(44)를 신규 임용했다. 구 교수는 대학 재학 중 기술고시에 합격해 특허청에 근무했고 영국 셰필드대에서 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올 가을 학기에는 대학원에서 특허법을 강의하고 내년부터는 학부 과정에서 '과학기술과 법'을 강의할 예정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