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농어촌 교사 "도시로" 벌써 사표

  • 입력 2003년 8월 22일 20시 48분


지방 초중고교 교사들이 퇴직한 뒤 곧바로 대도시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한 교원임용고시 응시자격 제한기준이 폐지돼 교원이 크게 부족한 전남 지역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04학년도 공립교사 임용고시부터 응시자격 제한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도 9월 초 전국 16개 시 도교육청이 참여하고 있는 교사신규임용공동관리위원회와 협의해 응시자격 제한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교사신규임용공동관리위원회는 농어촌 교사들이 대도시로 대거 빠져나가 지방 교육의 공동화가 우려되자, 99년 퇴직 후 2년이 지나야 다른 지역 교육청의 교원 임용고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으나 최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퇴직 교사가 승소해 이 규정을 존속시킬 수 없게 됐다.

주거 및 교육환경이 열악한 전남 지역의 경우 일부 교사들이 벌써부터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탈 전남’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99년 모집한 중등자격 초등교사 800명의 의무 근무 기한 3년이 끝나감에 따라 이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지역은 현재도 초등교사가 151명이 부족하며 2004년에는 386명, 2005년에는 265명, 2006년에는 346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6월 초등교사 153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응시자가 적어 91명만 선발하기도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읍면의 현직 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면서 시험 준비는 물론 응시도 할 수 있어 교육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응시 제한 규정이 풀리면 지방교육이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신규 교원 확보를 위해 전남 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교육대생 수를 늘리는 한편 교육대 신 편입생 증원, 초등교사 수급 안정 때까지 학급당 학생수의 점진적 조정 등의 대책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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