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수 부장판사 회의장서 자진 퇴장

사법개혁을 주창해온 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가 18일 오후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판사와의 대화’ 도중 “이런 식의 회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4시50분경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문 부장판사는 “회의시작 2시간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들어가지도 못했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것도 논의되지 않았는데 이런 회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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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판사들에게 오전 10시30분에 e메일을 보내면서 오후 3시까지 의견을 수렴해 회의에 참석하라는 관료적이고 오만방자한 이런 회의가 어디있냐"면서 "지방에서 올라온 한 판사는 내게 의견수렴은 커녕 e메일을 받자마자 달려올 수 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니까 아직까지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논의만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방의 법관이 의견을 수렴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불렀어야 했다”고 회의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회의 소집 통보를 받은 후 90명에게 e메일을 보내 겨우 7명의 답장을 받은 뒤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체법관의 의견을 수렴해 사법개혁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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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부장판사는 "현재 회의는 희망자들이 순서대로 발언하는 형식"이라고 회의장 분위기를 전한 뒤 "사법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런데서는 하루라도 근무하고 싶지 않다"고 조건부 사퇴입장을 재확인하며 흥분하기도 했다.

현재 회의내용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문 부장판사의 발언으로 미뤄 회의가 파행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손지호 공보관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회의 결과는 오후 7시경과 회의가 모두 끝난 뒤 1회씩 모두 2차례 짧게 공개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