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추락사고 헬기 조종사 民家피하려다 탈출시기 놓친듯

  • 입력 2003년 8월 15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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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에서 14일 발생한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1H 12인승 헬기 추락 사고는 저공비행이 원인일 수 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2군사령부는 15일 “추락 직전 헬기 내에서 ‘뭐야 뭐야’ ‘피해 피해 피해’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추락 직전 헬기 내부의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2군사령부 관계자는 “‘뭐야 뭐야’는 갑자기 전선과 전신주가 헬기 앞에 나타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피해 피해’는 전선을 피하라는 뜻으로 부조종사인 이동일 대위가 한 말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교신 내용은 207항공대대 관제탑에서 사고 직전 포착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헬기는 사고 직전 갑자기 나타난 도로변 전선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사고기 조종사들은 사고 당시 민가와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놓지 않고 방향 선회를 위해 사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육군본부에 따르면 모의실험 결과, 헬기가 추락할 경우에는 기체가 80도로 수직 하강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목격자들은 “사고 헬기는 45도 각도로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육군 당국은 “조종사들은 좌우로 50m 떨어진 민가 80여 가구와 주유소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방향 선회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육군은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사망자 7명을 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각각 1계급씩 추서하고 영결식이 열리는 16일 하루 동안 부대 밖 회식 등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순직한 7명의 장병이 안치된 국군대구통합병원 빈소에는 15일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이 조문하는 등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합동영결식은 16일 오전 대구통합병원에서 충효부대 부대장으로 엄수되며 유해는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된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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