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제 송전탑 건설 중단 장기화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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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경남 거제시 일원에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추진 중인 송전철탑 건설 공사의 중단사태(본보 7월 10일 A25면 보도)가 장기화 하고 있다.

거제시의 명산인 계룡산에 송전 철탑을 세우지 말라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한전은 “하루빨리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제한 송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인 반면 주민들은 “현재의 노선은 어떤 이유로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있다.

이 공사는 6월 8일 거제시가 “민원을 먼저 해결하라”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 두 달 이상 중단된 상태다.

‘계룡산 송전 철탑 설치반대 및 거제 변전소 이전을 위한 범시민 연대 협의회’ 소속 환경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은 13일 이 공사 시행 기관인 한전 창원전력 관리처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계룡산 내 송전철탑 건설 철회와 선로의 지중매설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곧 산업자원부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지난달 지역 주민 3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 관련 부처에 진정서도 냈다.

협의회는 “거제시의 ‘주산(主山)’이자 시민 휴식처인 계룡산(해발 566m) 일원에 높이 40m의 철탑 8기가 들어설 경우 산림훼손은 물론 자연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며 “송전선로의 지중매설과 함께 도심에 위치한 거제변전소(신현읍 상동리)의 이전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으로 도심 통과 구간이 아닐 경우 지중 매설은 어렵다”며 “특히 노선을 변경 하려면 사업승인 등에 많은 시일이 걸리고 또 다른 민원으로 계획 기간인 내년 4월까지 공사를 끝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특히 “거제지역 대형 조선소의 전력 사용량이 증가한데다 아파트 건립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15만4000V 1개 선로만으로는 머지않아 제한 송전사태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2001년 11월부터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고성과 통영을 거쳐 거제변전소에 이르는 40km 구간에 15만4000V 용량의 송전선로를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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