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진도군-환경단체, 폐기물 처리장 건설 논란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40분


《“철새 도래지 인근에 소각장을 세우면 철새들을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환경단체) “쓰레기매립장은 내년에 포화상태입니다. 처리시설을 시급히 세워야 합니다.”(진도군) 전남 진도군이 철새를 보호할 지, 쓰레기처리를 우선 할 지를 놓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진도군은 군내면 덕병리 일대 7만2400m²에 국비 160억원을 들여 2005년 말 까지 하루 2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종합처리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군은 처리시설이 들어설 곳에서 반경 1km 이내 주민들에게 현금 8억원을 지급하고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해서도 숙원사업비(2억원)를 지원하는 등 총 10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태.

그러나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백조 도래지로 1962년 천연기념물 제101호로 지정된 군내면 덕병리 한의마을 앞 군내호(406ha)가 처리장에서 수백m 떨어져 있다며 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군내호는 진도읍 전두리와 군내면 나리 사이에 1.8km의 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매년 11월 100여마리의 백조떼가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의 보금자리로 탐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도환경운동협의회는 이일호(李一虎) 회장은 “소각장이 가동중인 다른 지역의 자료를 수집한 결과 유해물질의 10%는 정화되지 않은 채 대기 중에 배출되고 다이옥신 농도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처리시설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건립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도군 관계자는 “후보지 주민 공모 후 입지타당성 및 사전 환경성 조사를 거쳤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건설되는 만큼 주변 환경 파괴는 없을 것”이라며 “하루 17t의 매립쓰레기가 발생하고 있고 내년에 쓰레기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만큼 처리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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